그러나 보라, 내가 고쳐 낫게 하리라
— 예레미야 33:6
주님,
우리는 너무 오래
이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교회라 이름하였지만
교회답지 못했던 날들,
주의 이름을 불렀지만
주의 마음보다
우리의 생각을 앞세웠던 날들,
떠나야 할 길에서 떠나지 못하고
버려야 할 것을 품은 채
돌아오라 하시는 음성을
수없이 흘려보냈던 날들.
주님은 다 보고 계셨겠지요.
사람은 몰라도
주님은 아셨겠지요.
거룩해야 할 곳에 무엇이 있었는지,
사랑해야 할 곳에 무엇이 자리 잡았는지,
주님의 몸 된 교회가
어디에서부터 병들어 갔는지.
그래서입니까, 주님.
하나씩 떨어져 나가고
하나씩 무너져 내리고
붙잡으려 해도 붙잡히지 않은 채,
마침내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처럼
우리의 교회가
너덜너덜해진 것은.
우리는 그것을 버리심이라 생각했습니다.
주님이 우리에게서
얼굴을 돌리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수없이 물었습니다.
“주님, 어느 때까지입니까.”
그런데 오늘
폐허가 된 예루살렘을 향하여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그러나 보라.”
아….
그러나.
심판으로 끝내지 않으시는 하나님.
무너뜨림으로
마침표를 찍지 않으시는 하나님.
상처를 드러내심은
죽이기 위함이 아니라
치료하기 위함이었습니까.
썩은 것을 도려내심은
버리기 위함이 아니라
다시 살리기 위함이었습니까.
주님,
혹 아직도
우리 안에 남아 있다면
끝까지 드러내 주십시오.
아직도 떠나지 못한
죄악의 길이 있다면
돌이키게 하십시오.
아직도 움켜쥔
옛것이 있다면
우리의 손에서 놓게 하십시오.
아프더라도 정결하게 하시고
눈물 나더라도 깨끗하게 하시고
무너져야 할 것이 있다면
끝까지 무너지게 하십시오.
그러나 주님,
정화가 끝난 그 자리에
우리를 버려두지는 마십시오.
주께서 말씀하셨으니
우리는 그 말씀을 붙듭니다.
“보라,
내가 이 성읍을 치료하며
고쳐 낫게 하리라.”
사람이 고치는 교회가 아니라
주님께서 고치시는 교회,
사람의 뜻이 이루어지는 교회가 아니라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교회,
사람이 높아지는 교회가 아니라
오직 예수의 이름만 높아지는 교회,
그런 교회로
다시 세워 주십시오.
우리가 원했던 옛 모습으로
돌려놓지 마시고,
주님이 처음부터 원하셨던
그 교회로 만들어 주십시오.
비록 지금은
폐허처럼 보일지라도,
비록 아직은
상처투성이일지라도,
우리는 오늘
폐허보다 말씀을 바라봅니다.
왜냐하면
주님의 말씀은
무너짐에서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보라.”
그 한마디 뒤에
우리의 소망을 놓습니다.
주님께서 시작하신 정화를
주님께서 끝내시고,
주님께서 상처 입은 이 교회를
친히 만져 주시고,
마침내
주님의 손으로
다시 일으켜 세워 주소서.
그리고 언젠가
이 눈물의 자리를 돌아보며
우리가 고백하게 하소서.
주님은
우리를 버리고 계셨던 것이 아니라
고치고 계셨다고.
폐허가 마지막이 아니었다고.
주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치료하시고,
고쳐 낫게 하셨다고.
“그러나 보라 내가 이 성읍을 치료하며 고쳐 낫게 하고
평안과 진실이 풍성함을 그들에게 나타낼 것이며.”
— 예레미야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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